학교 성교육 못 미더워 사교육 한다는데…

페이지 정보

기관명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1회 작성일 22-02-10 23:37

본문

“아직도 어린 아이인 줄만 알았는데….”

직장인 김모씨는 얼마 전 “성관계가 무엇이냐”는 8세 아들의 물음에 크게 당황했다. 동시에 고민도 깊어졌다. 김씨는 “부모들도 성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이의 올바른 성교육을 위해 부모도 따로 성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쉽게 성문화에 접하는 경험이 많아지면서 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성교육 공부에 직접 나서거나 사교육의 힘을 빌리려는 부모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들끼리 소그룹을 만들어 외부 강사를 초빙해 아이들에게 성교육 과외를 시키는 식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학교 성교육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공교육의 성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어렸을 때부터 전문가를 통해 올바른 성 관념을 키워주겠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 성교육전문가인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 대표는 “학교에서 성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 보니, 자녀 성교육에서도 민간 업체나 학교 밖 공공기관 등 사교육 업체를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6세 자녀를 둔 주부 이모씨는 “며칠 전 4명 소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설 성교육 강의를 신청했고, 회당 10만원을 줬다”며 “요즘 아이들은 매체를 통해 성문화를 빨리 접하기도 하고 조숙해서 학교의 성교육은 배울 게 없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학교 성교육의 경우 대부분 보건교사가 담당하는데, 이마저도 수업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나아가 교사의 의지나 역량에 따라 성교육에 대한 수업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그러나 학교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성교육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학교의 입장이다. 성교육을 바라보는 학부모의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칫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고 보는 것이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막상 교실에서 실질적인 성교육을 시도하려 하면 학부모들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항의를 한다”며 “성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 수준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학교 성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교 성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학교 교육의 주체인 교사를 대상으로 성교육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과 부모 못지않게 교사도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교수는 “교사의 성인지 수준이 올라가야 아이들의 성인지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며 “학생만 성교육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고, 교사도 실질적인 성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학생들에게 맞는 시기적절한 성교육이 필요할 터. 결국 학교 성교육이 변화하려면 부모와 학교, 학생의 소통이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손 대표는 “괜히 성교육이 법정의무교육인 게 아니다”라며 “전문적인 성인지 교육을 받은 교사가 나이에 맞는 단계적 교육을 진행해야 아이들은 이를 완벽히 숙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otal 74건 1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74 최고관리자 22 03-04
73 최고관리자 18 03-04
72 최고관리자 21 03-04
71 최고관리자 22 03-04
70 최고관리자 124 03-04
69 최고관리자 19 03-04
68 최고관리자 19 03-04
67 최고관리자 40 03-04
66 최고관리자 207 04-17
65 최고관리자 160 04-15
64 최고관리자 430 04-15
63 최고관리자 195 04-15
62 최고관리자 216 04-15
61 최고관리자 165 02-23
60 최고관리자 192 02-23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