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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혐오 표현', 부모·교사들이 먼저 공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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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에 대응하는 책 처방전

한겨레

공교육 과정 목표 가운데 하나가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부모와 교사가 먼저 ‘(성적)혐오 표현’이란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말이 칼이 될 때>


다문화학생에게 “너네 나라로 가!”라고 말하는 아이, “내가 ○○를 괴롭힌 건 좋아해서 그런 거예요!”라고 항변하는 아이. 학교 교실에서 쉽게 들리는 말이다. 교사나 학생, 부모 스스로도 이런 말들이 혐오에 뿌리를 둔 표현이라는 걸 알기는 쉽지 않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버의 ‘유행어’ 한 마디에도 다양한 맥락의 혐오표현이 겹쳐 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전염성이 강하다. 공교육 과정 목표 가운데 하나가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부모와 교사가 먼저 ‘혐오 표현’이란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잘 정리된 책 몇 권을 소개한다.

<말이 칼이 될 때>(어크로스)는 혐오 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지에 대해 자세히 풀어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가 ‘혐오할 자유는 없다’부터 ‘여자를 좋아하는데 왜 여성혐오죠?’까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교실 속에서 오가는 입에 담지 못할 혐오 표현부터 ‘맘충’, ‘노키즈존’, ‘김치녀’ 등 언젠가부터 우리 일상 속 공기처럼 떠돌고 있는 혐오 표현에 대해 말한다. 홍 교수는 책을 통해 “혐오 표현은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이 감정 차원을 넘어 현실 세계로 드러난 ‘문제’”라며 “사회적·법적으로 섬세하고 엄격하게 다뤄야 할 ‘과제’”라고 강조한다.

주로 남자 대 여자 구도로 드러나는 교실 속 혐오 표현이, 결국은 제대로 된 성평등 교육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초등 학부모들이 눈여겨 볼 만한 책도 있다. 성교육전문가 손경이씨가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에 이어 <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 하는 법>(다산에듀)을 펴냈다. 사춘기 전후의 딸과 아들을 둔 학부모에게, 성평등 교육과 더불어 성교육 시작법까지 자세히 톺아준다.

한겨레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모임 샘’ 소속 교사 3명과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이 성소수자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한 교사 가이드북 <학교에서 무지개길 찾기>를 최근 펴냈다. 띵동 누리집(www.ddingdong.kr) 자료집 항목에서 소책자 피디에프(PDF)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혐오가 흐르는 교실 현장에서 직접 진행해본 수업 연구 결과를 책으로 묶어낸 교사들도 있다. 초등성평등연구회는 <어린이 페미니즘 학교>(우리학교)를 통해 아이들 눈높이에서 해볼 수 있는 다양한 수업 사례들을 공개했다. 청소년 시절 교실 속 혐오 표현의 주요 타깃이 되는 ‘성소수자 학생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도 있다.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모임 샘’ 소속 교사 3명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이하 띵동)이 성소수자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한 교사 가이드북 <학교에서 무지개길 찾기>를 최근 펴냈다. 띵동 누리집(www.ddingdong.kr)의 자료집 항목에 소책자 피디에프(PDF) 파일이 올라와 있다. 이 소책자에는 성소수자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차별사례, 성소수자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듣고 싶은 말을 비롯해 교실 속 차별·혐오 표현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있다. 더불어 성소수자부모모임이 최근 펴낸 <커밍아웃 스토리>(한티재)도 함께 추천한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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