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50년전 성교육 그림책, 한국에선 선을 넘은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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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명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22-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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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주말] 외설 VS 건강한 성··· 덴마크 책이 쏘아 올린 성교육 논란


◇부모 눈이 아닌 아이 눈으로 바라봐야

‘나다움 어린이책 토론회' 등을 담당했던 비영리 민간 단체 씽투창작소 남윤정 대표는 “이 책은 유·아동 도서인 만큼 부모 눈이 아닌 아이들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부모인 내가 민망하다고 해서 책이 외설적인 게 아니다”라고 했다. 남 대표는 “10세 이하 아이들에게 이 책은 ‘사실을 알기 쉽게 그린 그림책‘으로 인지된다”며 “성관계 사실을 전달하는 걸 피하는 게 오히려 성교육이 제대로 나아가는 걸 막는다”고 했다.

유네스코가 2018년 발표한 ‘국제 성교육 지침(CSE)‘은 9~12세에게 ‘성기가 질 속에 사정하는 성관계의 결과로 임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등을 가르치는 것을 학습 목표로 한다. 유네스코는 이런 지침이 성행동 시작 시기를 앞당긴다는 우려에 대해 “세계 각국의 연구는 성교육이 성행동 시작 시기를 앞당기는 일은 거의 없다고 분명하게 말한다”며 “오히려 시작 시기를 늦추거나 성적 행동에 더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갖게 한다”고 했다.

김서정 아동문학 평론가는 “지금 우리 사회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폭력적인 태도가 만연해 있다”며 “이런 사회 현실에 대항하려면 건강한 성 인식을 심어주는 게 제일 확실한 방법이며,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책”이라고 했다. 김 평론가는 “추상적 그림이나 언어로만 교육하는 건 이 시대의 아이들한테는 이제 먹히지 않는다”며 “세대가 완전히 달라졌는데, 어른들의 낡은 시선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고 했다.

스웨덴 청소년 문제 정부 고문이자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저자 인티 차베즈 페레즈는 “부모는 자녀가 성교육 전문가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를 원하는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기를 원하는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해결책 찾는 기회로 나가야

이번 기회에 우리 성교육 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대 교육대학원 김대유 교수는 “어린이 책뿐 아니라 보건 교과서도 지난 몇 년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우리나라는 교육부 고시로 초등학교 보건 교과서를 통해 성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게 돼 있는데, ‘성기가 너무 대놓고 노출돼 있다’ 등의 민원이 일부 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런 논란이 지속되면서 지난 11년간 보건 교과서 개정이 이뤄지지 않다가, 교과서 11종 중 1종이 최근 상황을 반영해 올해 개정됐다”며 “그러나 학교마다 채택하는 교과서도 다르고, 일부는 창의적 체험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보건 수업을 대체해버리기도 해 모든 초등학생이 새롭게 개정된 교과서를 쓰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아홉살 성교육 사전’ 등을 쓴 손경이관계교육연구소 손경이 대표는 “얼마 전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바나나에 콘돔 끼우는 수업을 하려다가 거센 비난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바나나가 아닌 다른 모형이라도 논란이 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초·중학교 때 책임, 선택, 존중 교육이 부족한 채 고등학교 때 갑자기 피임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학부모, 선생님, 각계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골고루 들어서 진짜 우리한테 맞는 우리식 해법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성교육 대상은 아이들인 만큼 어른들의 시각으로만 해결하지 말고, 아이들의 의견이 반영된 성교육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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